지난 10월 27일, 전라남도 화순오성초등학교의 ‘2030미네르바교실’에서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하는 특별한 사회과 수업이 열렸습니다. 수업 주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지구촌의 노력”. 지구촌 공동체의 협력과 과학기술의 역할을 배우는 이 수업은 지역의 특색과 세계의 문제를 함께 바라보는 새로운 시도로 기획되었습니다.
지역과 세계가 만나는 수업의 장
화순은 국내 유일의 백신특구로, 의생명과학 산업이 지역의 핵심 성장 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살려, 화순오성초의 학생들은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거대한 주제를 자신의 삶과 지역의 맥락 속에서 탐구했습니다. 교과서 속 문장을 외우는 대신, 학생들은 “우리 지역의 산업이 지구촌의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번 수업은 단순한 강의가 아닌, 전문가와의 협력 수업으로 설계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 주제를 정하고, 협력 기관을 찾아 연락하며 실제 전문가와의 협력 수업을 성사시킨 것입니다. 국제백신연구소와의 연결 역시 학생들의 제안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백혁 교사는 “아이들이 스스로 세상과 연결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 점이 가장 감동적이었다”며 “이 수업은 가르침이 아닌 ‘함께 배움’의 가능성을 보여준 좋은 수업이었다.”라고 전했습니다.
백신을 통해 배우는 ‘생명의 언어’
이날 수업에는 국제백신연구소의 박세은 박사와 Shiferaw Tesfaye Tilahun 박사가 함께했습니다. 박세은 박사는 백신이 개발되는 과정과 생명과학 기술의 실제 적용 사례를 소개하며 학생들에게 과학이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실질적 도구임을 보여주었습니다. Shiferaw 박사는 백신의 역사와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이야기하며 ‘과학은 국경을 넘어 인류를 하나로 잇는 언어’임을 강조했습니다. 두 박사의 강의가 끝난 뒤, 학생들은 모둠별로 토의를 진행했습니다.
“백신 연구는 왜 국제적 협력이 필요할까?”,
“우리는 IVI와 어떤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을까?”
자연스레 오고가는 질문들 속에서 학생들은 마음의 뜻을 하나씩 모아가는 과정에 몰입하였습니다. 모둠별 발표를 통해 학생들은 백신 기부 캠페인, 감염병 예방 포스터 제작, 백신 개발 과정을 소개하는 어린이 기자단 활동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박사들은 학생들의 발표를 들으며 구체적인 조언을 전했고, 그 과정에서 ‘전문가와 함께 성장하는 배움’의 의미가 교실 안에 자리잡았습니다.
한 학생은 “박사님과 직접 대화할 수 있어서 신기했고, 우리의 생각이 실제로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게 놀라웠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학생은 “백신이 과학의 결과이자, 모두를 위한 희망이라는 걸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배움을 새롭게 정의하는 교실
‘2030미네르바교실’은 단순한 공간의 변화가 아니라, 배움의 방향을 바꾸는 혁신 교실입니다. 학생 주도의 탐구와 토의, 그리고 실시간 화상 연결을 통한 국제 교류가 가능한 이곳은 학교 안에서 세계와 연결되는 경험을 만들어줍니다. 이번 수업은 IVI와 함께 그 가능성을 더 확장해주었습니다.
학생들은 지역의 산업과 세계의 문제를 동시에 탐색하며 ‘내가 배우는 이유’를 스스로 찾아갔습니다. 수동적 학습이 아닌, 능동적 배움과 실천의 경험이었습니다.
지역에서 세계로, 배움이 이어지다
화순오성초등학교는 이번 협력수업을 계기로 국제백신연구소와의 연계를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향후 지역 의료산업 기관과도 연계하여 학생들이 의생명과학 분야의 진로를 탐색하고, 글로컬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기반을 다져갈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수업을 통해 국제백신연구소의 연구원분들과 직접 연결될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에게 커다란 영감이 되었습니다. 2030미네르바교실은 진심 어린 협력과 따뜻한 동행에 깊이 감사드리며, 이 만남이 학생들의 세계에 대한 관심과 실천의 마중물이 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배움이 교실을 넘어 세상으로 확장될 때, 아이들의 시선은 더 멀리, 더 깊게 자라납니다.
화순오성초 ‘2030미네르바교실’ 교사 백혁